📷 YURUCAM

베이스 기타를 샀다

때는 바야흐로 중학교 2학년, 중2병이 한창 전성기일때 우연히 유튜브에서 알고리즘의 추천을 통해 통기타 영상들을 보게되었다.

押尾コータロー : ファイト!
연주자: 정성하
기억상 처음 본 통기타 영상이 이거였다.
보자마자 나도 저렇게 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서 결국 통기타 구매 후 이 곡 연습까지 했다.
완주까지 했었는데 누가 나보고 지금 치라고하면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못한다.
아쉽다. 잡지에서 머리는 기억 못해도 세포는 기억한다고 했었는데, 수십년이 지나서 그런가. 그 세포는 온데간데 없나보다.

Justin King : Phunkdified
연주자: Ben Lapps
미친 속주, 미친 하모닉스, 미친 슬랩, 환장할 해머링과 풀링오프들.
이건 도저히 못해먹겠더라.

Mason Williams : Classical Gas
연주자: Tommy Emmanuel
전설.
통기타 입문하기 전까지는 에이 이정도면 조금 연습하면 하겠네 ㅋㅋ 라는 생각 뿐이었는데,
통기타 입문 후에 다시보니 이건 내가 50년을 연습해도 못하겠더라.

통기타 연주들을 보고 혹해서 덥석 구매하고 몇달간 열심히 가지고 놀다가 중고나라로 팔아버렸다.

팔아버린 가장 큰 이유는 손가락 마디가 굵어서 아무리 연습해봐도 F코드랑 Bm코드가 안쳐졌기 때문이다.

팔기 싫었으나, 일찍이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쳐서 어쩔 수 없었다. 판 이후에도 내 마음 한켠에는 여전히 기타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었다.

아 참, 이때 나는 락에 미쳐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Muse : Hysteria
2007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의 라이브
베이스 기타가 곡의 분위기를 리드하는 대표적인 곡. 네이버 카페 활동할때마다 들었었다.

Muse : Time Is Running Out
2007년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서의 라이브
Hysteria와 동일하게 베이스 기타가 핵심인 곡. 옛 Muse의 곡들은 하나같이 중저음이 인상깊다.

AC/DC : Shoot to Thrill
2009년 아르헨티나 엘 모누멘탈에서의 라이브
최고로 좋아하는 락 밴드, AC/DC. 특유의 하드한 곡의 선율과 브라이언 존슨의 날카로우면서도 막힘없는 가창력에 매료되었다.
얼마나 유명한지, 아이언맨2 오프닝 - 활공 씬에서 사용되었다. (제발 마블이 이때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럴 일 없겠지만.)

AC/DC : Thunderstruck
2009년 아르헨티나 엘 모누멘탈에서의 라이브
AC/DC 대표곡. 이 곡만 수천번 들은 것 같다. 썬~떠 뜨럭

AC/DC : Back In Black
2009년 아르헨티나 엘 모누멘탈에서의 라이브
AC/DC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 슬픈 스토리가 있는 곡이다.

AC/DC : Highway to Hell
2009년 아르헨티나 엘 모누멘탈에서의 라이브
하~~~~~웨이 투헬! (손을 위로 치켜들며)

Linkin Park : Faint
2004년 독일 뉘르부르클링에서의 라이브
한국에서는 "노처녀 박경림"으로 유명한 그곡. 2004년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오프닝 BGM에 쓰였다.

Bon Jovi : Livin' On A Prayer
1995년 영국 런던에서의 라이브
1980년대 전설적인 미국의 락 밴드. 정신차리고 보니 이미 본 조비에 빠져 머리를 미친듯이 흔드는 내가 있었다.

최근 주말에 심심한 나머지 정말 오랜만에 애니메이션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밴드 장르 위주로 보고 있는데, 보다보니 오래전에 잊었던 기타에 대한 꿈이 다시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라.

하지만 F코드와 Bm코드의 악랄함에 호되게 당한 난 차마 일렉기타나 통기타 류는 다시 시작하진 못하겠고..

베이스 기타를 알아봤는데 비교적 운지법이 단순하고, 코드가 아니라 단음을 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볼만 하겠더라.


그래서 바로 샀다.

악기하면 역시 야마하 아니겠는가?

베이스 기타, 미니 앰프, 튜너 등등 연주에 필요한 물건들은 한번에 다 질렀다.

이렇게 질러도 60만원이 채 안된다.

구매는 만인의 악기상, 스쿨뮤직에서 했다.

Yamaha : TRBX174EW (NT)
상위 라인업인 TRBX304부터 험버커 픽업이 사용되서 이걸 사고 싶었으나 액티브(배터리)여서 관리가 귀찮고 스트레스 받을까봐 패시브인 하위 라인업 TRBX174를 샀다.
PJ 픽업이고 저 가운데 엇갈린 부분에 엄지 손가락을 올려서 4번과 3번 줄을 뮤트 할 수 있다. 편하다.

네 기타는 왜 4줄이야?, 슈퍼 메가 우쿨렐레

M-Audio : M-Track Solo
맥북에 연결할 매우 저렴한 입문용 오디오 인터페이스.
노이즈도 없고 단순하고 그럭저럭 괜찮다.

마이크 하나와 악기 하나를 연결해서 쓸 수 있다.
만원을 더 내면 악기 하나를 더 연결할 수 있는 M-Track Duo를 살 수 있다.
난 방구석에서 혼자 연주할거여서 M-Track Solo로도 만족한다.

이 제품이 정말 좋은 점이 맥북에 연결하면 드라이버 설치과정 필요없이 플러그 인 플레이 처럼 바로 잡히고, 개러지밴드에도 바로 연결된다.

Valeton Rushead Bass Max (RH-101)
밖에 나가서 연주하거나, 맥북 연결하기 귀찮을때 쓸 용도로 미니 앰프도 샀다.
크기가 매우 아기자기한데다 모드도 많고 소리도 괜찮다.

희대의 명기, 레퍼런스용 헤드셋 젠하이저 HD600.
첫 직장 다닐때 돈 모아서 샀다. 오래되다보니 금속 부분에 녹이 조금 슬어있더라.

임피던스가 300옴이나 되서 이 헤드셋을 기대 퍼포먼스로 구동시키려면 DAC를 사야한다.

5.5 모노잭 케이블과 융.

애플워치 닮은 튜너와 여분 베이스 줄.

베이스 기타를 사면서 다짐한게 있다.


꼭 밴드를 할거다.

통기타 때처럼 잠깐하다가 포기하는게 아니라 이번에는 진짜 끝장을 보려고 한다. 진심으로.

숨고를 통해서 엄청난 경력의 선생님도 찾았고 현재 주 1회 레슨도 받고 있다.

2024년 안으로 달성할 수 있을까?